구 여권 추천 강규형 KBS 이사가 자신의 비위 사실을 폭로한 제보자에게 폭언을 퍼부었다는 증언이 17일 공개됐다.

강 이사가 KBS 법인카드를 공무 용도가 아닌 애견인들과의 회식 뒤풀이 자리에 사용했다는 증언이 공개되자 강 이사가 이 폭로를 한 제보자에게 모욕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문자메시지를 수차례 보냈다는 주장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새노조)는 이날 파업뉴스를 통해 강 이사가 제보자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제보자 A씨는 강 이사로부터 “모르는 척 연기하는 게 배우 뺨치네. 외모가 안 되지만. 교양과 가정교육 못 받은 게 정유라를 떠오르게 하는구먼요. ㅎㅎ” 등의 메시지를 받았다.

파업뉴스 영상에서 강 이사가 제보자 A씨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은 이외에도 “왜 내가 두 자매한테 부탁한 게 다 공개되지”, “두 사람의 공식 해명 없으면 나대로 일 추진합니다. 조언 줄까요? 사람을 완전히 죽여 놓을 자신이 없으면 일을 벌이는 게 아닙니다” 등도 있다. “ㅋㅋ직업이 없으니 개 빗질이나 하지. ㅉㅉㅉ” 등 제보자가 모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도 담겨있다. 제보자에 따르면 강 이사가 보낸 메시지는 200건 이상이다.

KBS 새노조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강 이사 법인카드 결제 내역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기자회견에는 애견인이자 제보자인 A씨가 참석해 지난 4월9일 경기도 안산 인근 도그쇼 직후 자신이 강 이사로부터 KBS 법인카드를 건네받아 뒤풀이 비용을 대신 결제했다고 증언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강규형 이사의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한 애견인(왼쪽에서 두번째)은 애견인들과의 회식비 결제를 강규형 이사의 법인카드로 자신이 대신 결제했다고 증언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강규형 이사의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한 애견인(왼쪽에서 두번째)은 애견인들과의 회식비 결제를 강규형 이사의 법인카드로 자신이 대신 결제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17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강 이사가 기자회견이 있던 지난달 28일 이후부터 온라인 메시지 등을 통해 폭언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강 이사가 ‘강기봉’, ‘하기봉’, ‘Monroe’ 등의 익명을 사용했으며 이 닉네임을 돌아가며 사용하면서 계속 자신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고 증언했다. 지난달 30일 경부터는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으로 압박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는 강 이사와 2년 전부터 알고 지냈지만 서로 연락처를 알 정도로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 A씨는 “매달 도그쇼 행사 때만 만나는 사이며 사적인 대화는 나누지 않았다”고 말했다.

KBS 새노조에 제보한 계기에 대해 A씨는 “이름을 ‘강기봉’이라고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강규형이라는 이름은 몰랐다”며 “유튜브로 추천 영상을 보다가 갑자기 아는 얼굴이 나오더라. 강 이사가 KBS 파업 1인 시위자 옆에 와서 ‘브이’자를 그리는 영상을 보게 돼 그가 KBS 이사라는 걸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분이 제 연락처를 아예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기자회견 이후) 연락이 올 것이라는 생각은 안했다”며 “그분도 방송에 많이 나왔고 조심하고 있을 것 같아서 직접 연락해올 것이란 생각은 못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금은 연락이 잦아들었지만 (연락을 받을 당시에는)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이성을 잃을 것 같았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강 이사는 막말은 제보자가 먼저 했다고 반박했다. 강 이사는 17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제보자에게 기자회견에 나섰냐, 왜 그런 얘기를 했냐고 공개적인 데서 물어본 게 아니라 인터넷 메시지로 물어봤다”고 말했다.

이어 “나한테 말도 없이 기자회견에 나섰냐고 물었고, 현장 동영상을 구해서 (당신이 제보자가) 맞느냐고 보냈더니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며 “다른 전화로 전화했더니 ‘강씨’라고 하는 등 버릇없이 막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파업뉴스가 공개한 문자 메시지를 실제로 보냈느냐는 질문엔 “어른한테 막말을 하는데 그런 얘기를 왜 못하냐. 이걸로 그쪽(KBS 새노조와 제보자)이 나를 얼마나 괴롭히고 있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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