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7일 오전 10시 MBC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날 수사관 10명을 투입해 입찰 방해 혐의로 서울 상암동 사옥에 위치한 MBC 문화사업국, 경북 경주 소재의 경주문화재단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이 밝힌 혐의는 지난 1월 경주문화재단이 주최한 ‘2017 실크로드 Korea-Iran 문화축제’ 총괄대행 용역 입찰과정에서 MBC 임원과 재단 관계자가 공모해 입찰을 방해했다는 것 등이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입찰 계약서 및 심사 자료, 사업비 집행 내역, 수사 대상자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해 혐의 사실을 확인할 예정이다.

앞서 미디어오늘은 지난 2월 “MBC, 지역문화재단 사업 선정 ‘짬짜미’ 사전 공모 및 특혜 의혹”이라는 단독 보도를 통해 경주시가 주최하고 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17 실크로드 코리아-이란 문화축제’ 대행사로 MBC가 선정되는 과정에 비리와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 경찰이 17일 오전 10시 MBC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날 수사관 10명을 투입해 입찰 방해 혐의로 서울 상암동 사옥에 위치한 MBC 문화사업국, 경북 경주 소재의 경주문화재단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압수수색 박스가 MBC 사옥으로 올라가는 모습. 사진=이치열 기자
▲ 경찰이 17일 오전 10시 MBC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날 수사관 10명을 투입해 입찰 방해 혐의로 서울 상암동 사옥에 위치한 MBC 문화사업국, 경북 경주 소재의 경주문화재단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압수수색 박스가 MBC 사옥으로 올라가는 모습. 사진=이치열 기자
대행사 선정을 담당하는 평가위원이 선정 직전 MBC 관계자를 만난 사실이 확인됐고 이 자리에서 질문과 대응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는 증언이 나오는 등 ‘MBC 밀어주기’를 위한 사전 공모 정황과 재단의 특혜 의혹을 보도했다. 

MBC 측은 기획과 PT 작업을 도맡았던 군소업체 A사에 대행료 등의 지급을 약속했다가 수주 후 사업을 단독으로 진행하겠다고 통보하며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A사는 2억여 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주문화재단이 지난해 12월 공고한 이 사업 입찰 내용을 보면, 사업 예산은 18억 원 규모로 입찰 제안서 접수시한은 지난 1월12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였다. 경주문화재단은 입찰공고에서 “접수시간 미준수시 접수 불가”라고 강조했다.

제안서 평가위원회 심사는 지난 1월16일에 열렸으며 입찰참가 업체였던 KBS미디어, MBC플러스, MBC C&I(씨앤아이), TBC, 유니원 커뮤니케이션즈, MBC 가운데 최종 낙찰자는 MBC였다.

문제는 입찰 평가위원장인 KBS PD 출신 ㄱ씨와 MBC 경인지사(현 MBC 문화사업국) 문화사업기획부서 ㄴ씨, MBC 측 행사 총괄 프리랜서 감독 ㄷ씨 등이 평가위가 열리기 직전인 1월14일 MBC 상암동 본사 회의실에서 만나 종합대책 회의를 개최했다는 점이다. ㄱ씨는 2013년 7월까지 경주문화재단 상임이사겸 사무처장을 맡은 적 있는 인사다.

이 자리에 참석한 A사 ㄹ대표는 당시 미디어오늘에 “평가위에서 나올 사전 질문과 그에 대한 대응 방향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제안서를 검토하고 업체를 선정해야 하는 평가위원장과 입찰 대상자가 한 자리에 있었던 것 자체로 부적절한 공모로 볼 수 있다.

ㄹ대표는 1월14일 회의 도중 MBC ㄴ씨가 경주문화재단에 전화를 걸어 이미 제출한 제안서를 다시 제출하겠다고 통보했고 재단 측이 이를 수용했다고도 증언했다. 이미 접수된 제안서를 평가위 당일 재제출하고 이를 재단이 수용한 정황 역시 입찰 공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제안서 작성을 직접 한 ㄹ대표는 “한 번 제출한 입찰 서류를 바꾸는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사안”이라며 “평가위 당일(16일) 오전 수정된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해당 사업 입찰에 참가했던 B회사 관계자도 “MBC가 12일 접수된 제안서가 아니라 심사 당일(16일) 바뀐 제안서로 PT를 했다고 들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당일 제안서를 바꿔주는 건 감점이고 탈락 요인”이라고 말했다.

▲ 경찰이 17일 오전 10시 MBC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날 수사관 10명을 투입해 입찰 방해 혐의로 서울 상암동 사옥에 위치한 MBC 문화사업국, 경북 경주 소재의 경주문화재단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오후 1시30분경 수사관들이 압수물품을 갖고 나오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경찰이 17일 오전 10시 MBC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날 수사관 10명을 투입해 입찰 방해 혐의로 서울 상암동 사옥에 위치한 MBC 문화사업국, 경북 경주 소재의 경주문화재단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오후 1시30분경 수사관들이 압수물품을 갖고 나오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아울러 ㄹ대표는 MBC 측이 대행료 2억여 원 가운데 최소 1억여 원 이상을 구두 약속했지만 선정 직후 7000만 원 수준으로 줄일 것을 요구한 뒤 끝내 A사를 사업에서 배제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김석창 MBC 경인지사장(현 문화사업국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비리나 특혜는 전혀 없다”며 “그런 게 있다면 파헤쳐서 보도하라. 사실과 다른 보도는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ㄹ대표는 17일 경찰의 MBC 압수수색 직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경찰에 진술하고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김석창 국장과 재단 측 관계자들이 이란 행사장과 무관한 곳을 행사비로 다녀온 것도 파악됐다”며 “입찰 방해는 물론 공금 유용, 공무원 접대 등 문제도 경찰이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래는 2017년 02월 28일자 미디어오늘 기사 전문. 

[단독] MBC, 지역문화재단 사업 선정 ‘짬짜미’ 사전 공모 및 특혜 의혹

대행사 선정 직전 MBC 자문한 이가 입찰업체 평가 심사위원장으로… 기한 지나 제안서 교체, 대행료 지급 약속 깨고 공동작업사 배제

경주시가 주최하고 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17 실크로드 코리아-이란 문화축제’ 대행사로 MBC가 선정되는 과정에서 비리와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업체 선정을 담당하는 평가위원이 선정 직전 MBC 관계자를 만난 사실이 확인됐고 이 자리에서 질문과 대응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는 증언이 나오는 등 ‘MBC 밀어주기’를 위한 사전 공모 정황과 재단의 특혜 의혹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MBC 측은 기획과 PT 작업을 도맡았던 군소업체 A사에 대행료 등의 지급을 약속했다가 수주 후 사업을 단독으로 진행하겠다고 통보하며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A사는 2억여 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문화재단이 지난해 12월 공고한 이 사업 입찰 내용을 보면, 사업 예산은 18억 원 규모로 입찰 제안서 접수시한은 지난 1월12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였다. 경주문화재단은 입찰공고에서 “접수시간 미준수시 접수 불가”라고 강조했다.

제안서 평가위원회 심사는 지난 1월16일에 열렸으며 입찰참가 업체였던 KBS미디어, MBC플러스, MBC C&I(씨앤아이), TBC, 유니원 커뮤니케이션즈, MBC 가운데 최종 낙찰자는 MBC였다.

문제는 입찰 평가위원장인 KBS PD 출신 ㄱ씨와 MBC 경인지사 문화사업기획부서 ㄴ씨, MBC 측 행사 총괄 프리랜서 감독 ㄷ씨 등이 평가위가 열리기 직전인 1월14일 MBC 상암동 본사 회의실에서 만나 종합대책 회의를 개최했다는 점이다. ㄱ씨는 2013년 7월까지 경주문화재단 상임이사겸 사무처장을 맡은 적 있는 인사다.

이 자리에 참석한 A사 ㄹ대표는 미디어오늘에 “평가위에서 나올 사전 질문과 그에 대한 대응 방향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제안서를 검토하고 업체를 선정해야 하는 평가위원장과 입찰 대상자가 한 자리에 있었던 것 자체로 부적절한 공모로 볼 수 있다.

ㄹ대표는 14일 회의 도중 MBC ㄴ씨가 경주문화재단에 전화를 걸어 이미 제출한 제안서를 다시 제출하겠다고 통보했고 재단 측이 이를 수용했다고도 증언했다. 이미 접수된 제안서를 평가위 당일 재제출하고 이를 재단이 수용한 정황 역시 입찰 공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제안서 작성을 직접 한 ㄹ대표는 “한 번 제출한 입찰 서류를 바꾸는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사안”이라며 “평가위 당일(16일) 오전 수정된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 입찰에 참가했던 B회사 관계자도 “MBC가 12일 접수된 제안서가 아니라 심사 당일(16일) 바뀐 제안서로 PT를 했다고 들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당일 제안서를 바꿔주는 건 감점이고 탈락 요인”이라고 말했다.

평가위원장이었던 ㄱ씨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14일 MBC 관계자 등과 만났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친한 후배이기도 한 ㄷ씨가 내게 총감독 자리를 맡아달라고 했지만 거부했고 경주에 대한 자문을 구해 이야기를 해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ㄱ씨는 “그들을 만났을 당시에는 평가위원도 아니었다”며 “평가위원이 됐다고 통보받은 건 평가위 하루 전날인 15일이었다. 후배가 ‘이것 좀 알려 달라’고 요청하길래 ‘경주답게 하려면 이런 게 좋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던 것이다. 평가는 객관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ㄹ대표는 “14일 MBC에서 만났을 때는 평가위원이 발표되지 않았던 시점이긴 하나 그가 평가위원으로 들어간다는 전제 하에 MBC가 이 사업을 추진했던 것”이라며 “그전에도 MBC 측은 ㄱ씨 이외에 평가위원 사전 작업이 안 돼 있는 것 같아서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협박했고 MBC에 유리한 평가위원이 선정될 수 있게 사주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ㄹ대표는 ㄷ씨가 업체 선정 직후 자신에게 △인건비 인상 △ㄱ씨 심사 청탁 비용 △국회의원 보좌관에 대가 지불 등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ㄱ씨는 ‘심사 청탁 비용’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고 ㄷ씨는 “경주문화재단에서 평가위원을 공고를 통해 뽑았기 때문에 그쪽에 확인해보면 (공정하게 선정됐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ㄹ대표는 MBC 측이 대행료 2억여 원 가운데 최소 1억여 원 이상을 구두 약속했지만 선정 직후 7000만 원 수준으로 줄일 것을 요구한 뒤 끝내 A사를 사업에서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업체 선정을 위한 과업은 A사에 떠맡긴 뒤 선정이 되자 나 몰라라했다는 것.

이와 관련해 미디어오늘은 MBC 경인지사 ㄴ씨와 ㅁ 문화사업기획부장에게 입장을 물으려 했으나 이들은 연락을 받지 않았다. 김석창 MBC 경인지사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비리나 특혜는 전혀 없다”며 “그런 게 있다면 파헤쳐서 보도하라. 사실과 다른 보도는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란 문화축제 담당자들이 이란으로 떠난 상태”라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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