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취임 이후 첫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에 임했다. 언론은 문 대통령 연설에 대해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연설이라고 평가했으나 ‘메시지가 없다’(한국일보)거나 ‘한가한 소리’(조선일보)라는 비판도 나왔다.

국회가 21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언론은 진보성향의 대법원장 등장에 본격적인 사법개혁을 포함한 사법부의 일대 변화를 기대를 보이기도 했으며 이념 정쟁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문을 내놓기도 했다.

다음은 22일 아침에 발행하는 종합 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김명수 대법원’…사법개혁 물꼬 텄다”
국민일보 “정부 칸막이 없애고 미래전략 협업해야”
동아일보 “美, 이란식 세컨더리 보이콧 대북제재”
서울신문 “文대통령 ‘우발적 군사충돌로 평화 파괴 안 된다’”
세계일보 “文 대통령 ‘北 추가 도발 땐 새 조치 모색해야’”
조선일보 “파리바게뜨에 ‘5378명 고용 압박’”
중앙일보 “디지털은 아예 없다 ‘87년 아날로그 헌법’”
한겨레 “문 대통령 ‘평창을 평화의 빛 밝히는 촛불로’ 유엔서 호소”
한국일보 “문 대통령 ‘북핵, 유엔 다자주의 대화로 풀자’”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뉴욕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동북아시아 안보의 기본 축과 다자주의의 결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평화’를 30차례 언급하는 등 평화적 촛불혁명으로 집권한 대통령인 점을 강조하면서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엔헌장이 말하고 있는 안보 공동체의 기본정신이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구현돼야 한다”며 “동북아 안보의 기본 축과 다자주의가 지혜롭게 결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다자주의 대화를 통해 세계 평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유엔정신이 가장 절박하게 요청되는 곳이 바로 한반도”라고 말했다.

▲ 22일 한겨레 1면.
▲ 22일 한겨레 1면.
문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유엔 차원의 압박과 함께 평화를 언급하면서 균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앙일보는 22일 사설 ‘균형 잡힌 대통령 유엔 연설, 대북 지원은 최대한 늦춰야’에서 “예상대로 ‘평화’를 강조하면서 강력한 ‘제재와 압박’의 필요성도 부각했다”고 썼다. 중앙일보는 이런 연설이 나온 배경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 연설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연설은 한·미 동맹 사이에서 엇박자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수위조절의 결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22일 중앙일보 사설.
▲ 22일 중앙일보 사설.
한겨레 역시 “문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를 높이 평가하고, 제재와 압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며 연설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보였다.

다만 한국일보는 “전반적으로 인상적 메시지를 던지지 못한 채 기존의 ‘제재-압박-대화’ 병행 주장을 되풀이한 수준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며 “‘유엔정신의 전면적 실현’과 ‘평화의 지속화’ 등을 강조하는 것도 좋지만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실천적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는 말의 성찬으로는 한반도 문제를 풀어 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 22일 한국일보 사설.
▲ 22일 한국일보 사설.
반면 조선일보는 문 대통령이 연설을 하기 직전 통일부에서 800만 달러 상당의 대북 인도 지원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을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 파괴’ 경고를 하자마자 대북 지원 결정부터 내린 셈”이라며 “북핵의 최대 피해국인 한국이 마치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고 썼다. 이어 조선일보는 “군 통수권자가 한가한 소리나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면서 “아직도 북 집단을 향해 착한 소리를 하면 착한 대답이 올 것으로 믿고 있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 22일 조선일보 사설.
▲ 22일 조선일보 사설.
김명수 16대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통과

국회가 21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켰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출석 의원 298명 가운데 찬성 160명, 반대 134명, 기권 1명, 무효 3명 의견으로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가결 처리했다. 김 후보자는 24일 임기를 마치는 양승태 대법원장에 이어 16대 대법원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표결 때 반대 입장을 냈던 국민의당 의원들이 상당수 찬성입장을 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121명 전원과 정의당 소속 6명, 새민중정당 소속 2명에 여권 성향인 무소속 정세균 국회의장 등 130명이 모두 찬성한 것으로 가정하면, 국민의당과 보수야당에서 30명의 찬성표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언론은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통과에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이 ‘코드인사’라며 ‘좌편향된 인물’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 22일 경향신문 1면.
▲ 22일 경향신문 1면.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대법원장 후보로 지명한 것은 안 대표가 말한 ‘사법부 독립’과는 정반대되는 이유 때문이었다. 자신들과 코드가 맞기 때문”이라며 “정권과 코드가 맞는 대법원장이 임명된 것은 사법부 독립을 위태롭게 하는 일”이라고 썼다. 

이어 조선일보는 “김 후보의 지명을 놓고 그간 논란이 벌어진 것은 그의 경력·경험 부족과 함께 법원 내 특정 성향 판사 모임 회장을 지내는 등 정치·이념 편향을 띤 인물이라는 점”이라며 “법원 내 서클 수장(首長)처럼 지냈던 사람이 사법부 대표자로 임명되는 것이 옳으냐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 22일 조선일보 사설.
▲ 22일 조선일보 사설.
동아일보 역시 ‘새 대법원장, 이념대결 넘어선 국민의 사법부 만들어야’라는 제목으로 사설을 내고 “김 후보자가 사법부를 이념 대결을 넘어 법과 양식이 승리하는 정의로운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한겨레는 “수구보수 야당이 사법개혁의 대의는 팽개치고 과도한 색깔론과 치우친 종교적 잣대로 무리한 주장을 편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인권과 소수자 보호를 위한 판사들 연구모임을 ‘진보’나 ‘좌파’로 평가하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 이념논쟁이 얼마나 수구보수 편향으로 기울어 있는지를 말해준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겨레는 “판사들을 진보-보수로 편가르기 하는 일부 언론과 야당의 시각은 매우 부적절할 뿐 아니라 정략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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