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문 MBC 부사장이 파업 상황에 대해 21일 “사회 이슈화가 돼 현실적으로 풀 수 있는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백 부사장은 또 “단체협상을 하자고 노동조합과 공문을 주고받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없다”고도 했다.

백 부사장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이하 방문진) 이사회 현안보고에 출석했다.

방문진 이사들에 따르면 백 부사장은 ‘파업 국면에서 회사가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하지 않느냐’는 방문진 이사의 질문에 “노조에 공문을 보내고 있지만 사회 이슈화가 되고 있어 풀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 백종문 MBC 부사장이 21일 오후 방송문화진흥회 현안보고에 출석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 백종문 MBC 부사장이 21일 오후 방송문화진흥회 현안보고에 출석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이에 구 야권 추천 이완기 이사는 “그동안 노사 관계를 원활하게 하라고 했는데 거부해놓고 이제 와서 단체협상을 운운하느냐”고 비판했다. 구 야권 추천 최강욱 이사도 “MBC 경영진은 실질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며 “지하 통로 화물 엘리베이터 타고 출근하지 말고 시원하게 결단하라”고 말했다. 백 부사장은 답변하지 않았다.

이날 MBC 카메라 기자들을 대상으로 작성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경과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백 부사장은 “진상조사위를 만들었지만 파업 중이라 인력이 없어서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방문진 이사회에서는 지난 18일 이사회에서 ‘2016년 경영평가 보고서’가 폐기된 데 대한 공방도 이어졌다. 경영평가 보고서에 MBC 시사·보도 부문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기자 구 여권 이사들은 지난 4개월 동안 4차례에 걸쳐 보고서 채택을 미뤘다. 보고서 평가 대상이 된 2016년 MBC 보도·시사 분야 책임자는 당시 보도본부장이었던 김장겸 MBC 사장이다.

보고서 가운데 MBC 보도 시사 프로그램 경쟁력과 신뢰도가 추락한 원인으로 노사 관계를 지적한 부분이 시사·보도 부문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경영 부문’에 대한 평가라서 부적절하다는 게 구 여권 이사들의 논리였다.

매년 작성되는 방문진 경영평가 보고서는 보도·시사, 편성·제작, 경영, 기술 등 네 분야에 대해 방문진이 추천한 교수들이 한 분야씩 담당한다. 보도·시사 부문 평가를 맡은 인사는 김세은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다.

구 여권 이사들은 21일 이사회에서 경영평가보고서가 아직 폐기된 것이 아니라며 소위원회를 구성해 수정과 폐기 여부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구 야권 이사들은 지난 이사회에서 이미 경영평가보고서가 폐기됐다며 방문진 차원에서 사과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반박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