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부작으로 시작한 KBS 2TV ‘김생민의 영수증’(이하 ‘영수증’)이 2회 연장되고, 추석 명절기간 1시간 편성이 결정됐다. ‘영수증’은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 속 코너에서 시작했다가 인기를 얻으면서 ‘김생민의 영수증’으로 독립했고 현재 KBS2 TV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시청자들이 자신의 영수증을 보내고, 김생민이 이에 대해 ‘절약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포인트다.
‘돈은 안 쓰는 것이다’를 슬로건으로 하는 이 프로그램에서 김생민은 돈을 절약하지 않고 쓰는 이들에게 ‘스튜핏(stupid)’을 외친다. 사람들은 여기에 열광한다.
‘영수증’의 인기 비결은 어쩌면 ‘절약’이라는 핵심 슬로건에 대한 공감보다 ‘내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는 연예인에 대한 호감이 아닐까. ‘영수증’에는 요가를 다녀오다가 집에 오는 길에 사먹은 떡볶이, 신발가게에서 두 가지 색깔의 신발을 고민하다가 모두 사버린 신발 두 켤레, 좋아하는 가수의 컴백에 여러 장 사버린 음반, 가을을 맞아 산 가죽 재킷 등 시청자들의 일상생활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연예인이라지만 억대 출연료를 받는 게 아닌, 월급쟁이처럼 살아왔다는 김생민은 이런 ‘생활감’을 제대로 알고 있었다. 연예인임에도 불구, 직장인들보다 지독하게 절약하면서 소박하게 살아 온 모습을 어필한다. 육아 프로그램에서나, 연예인이 혼자서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여타 예능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의 호화로운 삶을 지켜봤던 시청자들이 보기에 희소한 캐릭터다.
김생민이 20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건 코너를 갖게 된 상황도 시청자들이 응원을 보내는 이유일 것이다. 화려한 연예계에서 묵묵하게 월급쟁이처럼 출근했고, 그 노력이 보상받는 모습은 (거창하지만) ‘사회 정의’처럼 느껴질 수 있다.
‘영수증’의 컨셉,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김생민과 김숙, 송은이의 호흡과 개그도 프로그램 인기의 이유겠지만 프로그램 자체보다 김생민이라는 캐릭터에 시청자들은 더 열광하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