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MB정부의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지시로 작성됐던 ‘MBC 장악 문건’(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 방안’)에 관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MBC 담당 국정원 정보관 중 하나가 문재인 정부에서 1급 고위직으로 승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연국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장은 20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국정원 MBC 장악 문건 폭로 기자회견’에서 “국정원 문건이 작성될 당시(2010년 3월 무렵) MBC를 담당하며 정보를 캐고 사찰하던 국정원 정보관은 2명”이라며 “이들이 국정원 문건을 기안하고 최초 자료를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 가운데 한 명이 문재인 정부의 서훈 국정원장이 취임한 최근 1급 고위직인 국정원 핵심 요직에 발탁됐다”며 “국정원이 스스로 개혁 발전위원회를 발족했지만 이 상황에서 방송 장악의 흑막을 밝힐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정원의 MBC 장악 문건은 2010년 MBC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 추진하라는 원세훈 전 원장의 지시로 그해 3월 작성됐다.
국정원은 ‘인적 쇄신’을 명분으로 퇴출할 각 지역 MBC 사장과 간부의 성향, 과거 행적 등을 담은 명단을 작성했으며 노조와 야권 우호적 성향의 국장급 간부 교체, ‘정치투쟁’·‘편파방송’ 전력자에 대한 문책 인사 확대 시행 등을 주문했다.
아울러 문건에서 국정원은 노조의 보도·인사권 관여를 저지하기 위해 단체협약 개정을 주문했고, ‘파업·업무방해 행위’에 대한 조합원 엄중 징계와 사법처리를 통한 영구 퇴출 시나리오를 기획하는 등 정부 차원의 방송 장악 실체가 이번 문건을 통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