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마리아.’ 27년 동안 진행된 MBC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파업참여로 4일 방송을 중단하면서 선택한 마지막 곡이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2017년 8월3일 연속방송 프로그램 최초로 10000회 방송을 맞이한 대표 장수 프로그램이다.

이날 DJ 배철수는 마지막 곡을 틀며 “저는 종교가 없다”며 “하지만 누군가에게 간절히, 청취자 여러분들을 빨리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배철수는 “다시 만나도 좋은 방송, MBC 문화방송”이라며 “다시 만날 날까지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전했다.

▲ 4일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진행하는 DJ 배철수의 모습.
▲ 4일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진행하는 DJ 배철수의 모습.
이날 ‘배철수의 음악캠프’ 홈페이지에는 MBC 파업이 끝나고 ‘정상화’를 바라는 청취자들의 게시물이 줄줄이 올라왔다. 청취자들은 ‘적폐들 빨리 물러나고 아저씨 빨리 만났으면 좋겠네요. 그때까지 건강하세요.’, ‘꼭 정상화되길 바랍니다’, ‘마봉춘(MBC)의 정상화를 위해 투쟁하시는 분들, 철수형님, 배캠가족들 모두 안녕히 계세요. 또 만날 희망찬 날 기다리고 있을게요’ 등의 의견을 남남겼다.

▲ MBC '배철수의 음악캠프' 홈페이지에 올라온 청취자의 글들.
▲ MBC '배철수의 음악캠프' 홈페이지에 올라온 청취자의 글들.
4일 MBC 라디오 작가들이 파업 지지성명을 냈고,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들도 참여했다. 라디오 작가들은 성명에서 “사측이 끝내 PD들의 외침을 묵살한다면 MBC 라디오작가들은 작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다해 그 외침에 힘을 보탤 것”이라며 “PD들이 돌아왔을 때 업무복귀가 보장되지 않는 프리랜서임에도 라디오를 아끼는 마음으로 MBC 라디오 모든 프로그램의 작가들은 파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 MBC PD는 프리랜서인 작가들의 파업 참여에 고마움을 전했다. 한재희 MBC 라디오 PD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10000회를 넘긴 배철수의 음악캠프 방송이 멈췄다”며 “라디오 작가 전원이 파업지지 성명을 냈다. 고맙고 무엇보다 미안하다. 배철수 선배님은 선배님의 화법으로 격려를 던져주었다. 감사하고 또 죄송하다”고 썼다. 

이어 한 PD는 “라디오에서도 파업 기간 많은 이들이 희생을 감내해야만 한다. DJ도 작가도 리포터도 출연자도 일을 놓거나 일감이 줄어들게 된다”며 “수입이 많은 연예인이건 한 달 월세가 빠듯한 막내작가건 잠정적 실직자가 된다. 우린 이들의 희생 위에서 싸우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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