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경영진이 9월1일자로 대규모 인사발령을 냈다가 사내 반발에 부딪히자 전면 유예 결정을 내렸다. “새 사장을 선출하는 사장추천위원회를 목전에 두고 직무대행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노동조합의 비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앞서 YTN 경영진은 지난 8월30일 9월1일자로 부장급 이상 65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인사발령을 실시했다. 김호성 사장 직무대행은 현장의 경쟁력을 위한 인사라고 밝혔다. 이에 전국언론노조 YTN지부는 성명을 내고 “노조와 기자협회가 대행체제 인사를 강력 반대했음에도 (사측은) 일부의 목소리로 치부했다”며 인사 철회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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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대상자 중 29명의 보직간부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보직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YTN의 재도약은 개혁적인 새 사장 선임에서 시작돼야 한다. 인사 역시 새 사장의 몫이지 당신의 몫은 아니다”라며 인사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YTN경영진은 지난 4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이번 인사를 사실상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YTN은 △9월1일자 인사를 새 사장 선임 때까지 전면 유예한다 △이번 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신임 사장에게 직무대행의 거취를 일임한다 △보도국 정상화를 위해 보도국장은 원직 복직 수행토록 한다고 밝혔다. 앞서 강흥식 보도국장은 “제 소임은 여기서 끝났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YTN 새 사장 선임을 위한 사추위 일정 또한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번 사추위는 사추위 구성과 사장 공모절차를 동시에 진행했으나 이번에는 운영규정을 보완해 사추위를 먼저 구성한 뒤 공모절차에 나서기로 했다. YTN사측 관계자는 “사장 공모절차가 차질 없이 조속히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YTN정상화 작업은 새 사장이 선임되어야 본격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사추위의 향후 선임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30일 YTN에선 최승호 MBC 해직PD가 YTN <뉴스Q>에 출연해 최근 연출한 영화 <공범자들>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YTN은 KBS·MBC 파업 소식도 적극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노종면·현덕수·조승호 기자의 복직 이후 달라진 풍경이다. 최승호PD는 YTN에 출연해 “이번 파업은 망가진 공영방송을 되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방송인들의 노력을 주목해 달라”고 호소했다. 노종면·현덕수·조승호 기자는 당분간 YTN혁신 TF(가칭)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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