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4일 YTN 노사는 오랜 협상을 통해 ‘노종면, 조승호, 현덕수 3인에 대한 해고는 정당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을 뛰어넘어 ‘해고자 복직’이라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28일 이른 아침부터 언론노조 YTN지부 조합원들은 복직자들이 걸어올 출근길(디지털미디어시티역-> YTN상암 사옥앞)에 수천 장의 꽃 스티커를 붙여 말 그대로 ‘꽃길’을 연출했다. 

▲ 언론노조 YTN 지부 조합원들이 해직기자들의 복직 첫 출근길을 꽃길로 수 놓았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언론노조 YTN 지부 조합원들이 28일 이른 아침부터 해직기자들의 복직 첫 출근길을 꽃길로 수 놓았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언론노조 YTN 지부 조합원들이 해직기자들의 복직 첫 출근길을 꽃길로 수 놓았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언론노조 YTN 지부 조합원들이 28일 이른 아침부터 해직기자들의 복직 첫 출근길을 꽃길로 수 놓았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오전 8시 15분께 조승호, 현덕수, 노종면 기자가 멀리서 모습을 드러내자 YTN 사옥 옥상에서는 조합원들이 접은 파란 종이비행기 수천 장이 날아올랐고 거기엔 #해직자가_오네요 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9년 전 지부가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 사장 거부 투쟁을 시작하며 서울 남대문로에 있던 옛 YTN사옥에서 날렸던 ‘공정방송쟁취’ 종이비행기의 추억이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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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직기자들이 YTN 사옥 앞에 도착했을때 동료들이 사옥 옥상에서 축하의 의미를 담은 종이비행기 수백장을 날려보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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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직된지 3249일만에 서울 상암동 YTN 사옥으로 출근하는 조승호, 현덕수, 노종면 기자(왼쪽부터)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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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명의 해직기자가 200여명의 YTN지부와 언론노조 조합원들 앞에 섰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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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직된지 3249일 만의 복직.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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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료들이 눈물 흘리며 조승호 기자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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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료들과 포옹하는 조승호 기자.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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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료들과 포옹하는 현덕수 기자.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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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종면 기자가 동료들과 포옹하며 인사를 나누다가 터져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돌아서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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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명 해직기자들의 복직을 환영하는 언론노조 YTN지부 조합원들. 9년 만에 활짝 웃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세 명 해직기자들의 복직을 환영하는 언론노조 YTN지부 조합원들.  9년 만에 활짝 웃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200여 명의 조합원,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출근한 세 사람은 9년 만에 지급 받은 명함과 사원증을 받아들고 각 층을 돌며 인사를 하는 것으로 출근 첫 날 일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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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종면, 현덕수, 조승호 기자(오른쪽부터)가 9년 만에 다시 지급 받은 사원증을 찍고 사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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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명의 복직기자들은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의 안내를 받으며 보도국 내부를 돌며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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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인 스튜디오에 앉아본 게 얼마만인지... 세 명의 복직기자가 스튜디오에 앉아 얘기를 나누다 활짝 웃는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저녁 7시에는 노조 주최로 사옥 1층 미디어홀에서 복직 환영행사 ‘해직자가 ON AIR’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9년 동안 YTN의 공정방송 투쟁을 도왔던 정치, 언론, 사회계의 인사들과 시청자들, 그리고 누구보다 힘들었을 해직기자의 가족들이 초대되어 그간의 아픔을 위로하고 남은 과제 해결을 위해 마음을 다잡는 뜻깊은 시간을 이어갔다. 

▲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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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직기간 동안 해직자와 함께 가장 힘들었을 배우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행사는 YTN의 과거(조승호), 현재(현덕수), 미래(노종면)에 대해 세 명의 해직자가 각각 얘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승호 기자는 발언을 통해 “화해, 화합이라는 단어에 매몰되지 않겠습니다. 그 전제는 용서고, 용서하기 위해서는 YTN 공정방송을 망치고 후배들을 해직시킨 정권 부역자, 떡봉이들의 반성이 필요합니다. 9년 동안의 기억을 잊고 과거의 불의를 단죄하지 않으면 미래의 불의를 용인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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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승호 기자.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현덕수 기자는 “복직하면 하고 싶었던 일 몇 가지가 있었는데... 사원증을 오늘 받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회사 비데를 사용하고 회사 식권을 쓸 수 있는 앱을 다운 받고, YTN에 들를 때마다 노조 사무실이 있는 6층에만 한정됐던 저의 공간이 이제 전 건물로 확대됐습니다. 곧 동료들처럼 야근도 하고 월급 명세서는 다음 달 나오겠죠? 바로 이런 소소한 걱정과 즐거움, 일상의 세계로 돌아온 것이 오늘의 가장 큰 기쁨이었습니다”라고 말해 동료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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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덕수 기자가 9년 만에 다시 지급받은 사원증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노종면 기자는 “9년 뒤, 2066년의 YTN을 생각해 봅니다. 제 나이가 그때 예순이 되더라구요. 보도국회의에서 지금처럼 부서별로 리포트 개수나 확인하고 자막 오탈자, 앵커들의 복장 같은 걸로 기강을 잡으려는 그런 일들이 다반사라면, 아마 복장 터지는 상황일 것 같아요. (웃음) ‘공정한 언론사, 진취적인 미디어, 따뜻한 기업’ 제가 YTN 대주주들로부터 빵점을 받은 경영기획서에 핵심적으로 담은 내용입니다. 9년 후의 YTN이 정상에 우뚝 서 있는 정상적인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그 생각을 하면 흐뭇해요. 모든 결과에는 과정이 있듯이 결과에 도달해있는 저보다 그 과정을 열심히 수행하고 있는 제 모습에서 더 벅찬 감정을 느낍니다. 오늘 이 복직이 그 과정의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노종면 기자는 해직기자 시절 수도 없이 불렀다는 그의 애창곡 MC 스나이퍼의 ‘봄이여 오라’의 한 구절을 소개하며 무대에서 내려갔다.

‘감은 눈을 뜰 수 없을만큼 두렵지만은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마음 속으로 셋을 세 줘

하나. 둘. 셋.

그리고 이제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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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직자가_ON_AIR 행사에는 상암동에 이웃한 MBC 해직언론인들(강지웅PD, 박성제·박성호 기자, 정영하 전 위원장)도 참석해 YTN 조합원들을 축하했다. YTN지부는 현재 언론노조MBC본부가 진행중인 고영주 사장 퇴진 투쟁에 연대할 것을 다짐하고 해고자들의 빠른 복직을 기원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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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가 끝나고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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