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의 한 병원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진 탈북자 유태준 씨의 인터뷰 영상이 일부 공개됐다.

인터넷매체인 ‘주권방송’은 3일 ‘북송바라던 탈북자 유태준씨, 갑자기 사라져’(http://www.615tv.net/?p=9411)라는 리포트를 통해 나주의 한 요양병원에서 촬영된 그의 모습을 공개했다.

유 씨는 북한에서의 자신의 직업을 “함경남도 석탄판매소 지도원”이라고 소개한 뒤 “나로서는 북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보니 말그대로 근심걱정이 없었다. (공무원은)별다른 과오만 없으면 차곡차곡 승진한다”며 “1995년에 결혼을 했다. 마누라가 있지, 자식이 있지, 내가 뭐하러 여기(한국)를 오겠느냐”고 말했다.

주권방송은 리포트를 통해 “이 사건은 북송을 바라는 어느 탈북자가 14년여동안 갇혀 지내다가 갑자기 사라진 사건”이라며 조만간 유태준씨의 인터뷰 영상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 유태준씨 인터뷰 영상. 자료제공=주권방송.
▲ 유태준씨 인터뷰 영상. 자료제공=주권방송.

주권방송에 따르면 유씨는 1998년 탈북한 뒤 2001년 재입북했고, 2002년 한국에 두고 온 아들을 데려가겠다고 재탈북했다가 돌아가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04년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북송을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이다 체포된 후 ‘의붓동생 살인미수’라는 사건에 휘말려 징역 3년과 치료감호 10년을 복역했으며, 2016년 3월부터는 나주의 한 병원에 수용돼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다.

유씨는 또한 사건이 발생하기 한달여전인 6월20일 자신에 대한 비인도적인 처우를 주장하며 국정원을 지목한 것으로 드러났다.

▲ 유태준씨 인터뷰 영상. 자료제공=주권방송
▲ 유태준씨의 페이스북 대화 내용. 자료제공=주권방송


방송인 황선 씨가 5일 공개한 유태준씨와의 페이스북 대화에서 유씨는 “감옥살이 할 때부터 나의 생사여탈권은 국정원이 이미 쥐고 있(다)”며 “죽음은 이미 각오한지가 오래다. 국정원에 굴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쓰고 있다.

유씨는 “감옥에서 단식투쟁한 것이 60일이 된다. 모두 8차례에 걸쳐 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아내가 없는 삶은 나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다. 아내와 헤어진 후부터의 이 유태준이의 삶은 오직 아내를 향한 삶이었다”고도 했다. 북에 있는 부인을 만나지 못하는데 대한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유씨는 “나야 글쎄 북한사람이니 ‘저 빨갱이한테는 뭔 짓을 다 해도 돼. 북한빨갱이한테 무슨 인권이구 인도주의야! 법이구 뭐구 초월해서 유태준이를 조져버리자!’ 이런 논리가 통할지 모르(겠다)”며 탈북 후 자신이 겪은 상황에 대한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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