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들이 이용자 ‘무료’ 혜택을 늘리며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무료회원으로 당장은 돈이 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유료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만든 OTT(Over the top, 인터넷동영상서비스) 푹TV는 17일 오후부터 지상파 및 종합편성채널을 비롯한 50여개 실시간 채널을 유료에서 무료로 전환한다. 푹TV는 “실시간 방송 무료 제공을 통해 국내 OTT 이용자 규모를 대폭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푹TV 유료회원은 60만 명 가량으로 알려졌다.

푹TV는 또한 ‘실시간TV+방송VOD 무제한 상품’과 ‘방송+영화 무제한’ 상품 가입자에게는 매월 방송 프로그램 다운로드 10회 이용권을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3월 CJ E&M의 OTT서비스인 티빙이 실시간 채널을 무료로 전환했다. 당시 CJ E&M 관계자는 “당장 수익이 떨어지더라도 혜택을 늘리면서 서비스 면에서 경쟁업체들과 차별성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에 실시간 무료화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 푹TV 실시간 채널 서비스 화면.
▲ 푹TV 실시간 채널 서비스 화면.

모바일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티빙의 실시간 무료 서비스 도입 이후 주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가 평소 10만 명 수준에서 41만 명까지 급증하는 효과를 거뒀다.

물론, 무료회원 확보가 즉각적으로 수익성으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 실시간 채널을 볼 경우 자체 광고를 봐야하기 때문에 광고 노출에 따른 수익은 늘겠지만 무료 이용자의 트래픽이 늘면 사업자가 감당해야 할 데이터 비용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OTT 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무료 서비스를 확대하는 이유는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무료이용을 통해 이용자를 끌어들인 후 유료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푹TV 관계자는 “실시간 영상에 붙는 광고로는 데이터 비용 등을 부담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유입이 많아지면 홈쇼핑 상품 구입, 영화 콘텐츠 구매, 유료서비스 전환 등 매출에 기여하는 여러가지 비즈니스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푹TV(지상파)와 티빙(CJ E&M)은 유력 콘텐츠를 자사 플랫폼에만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어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처럼 이용자에게 유료전환 동기부여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OTT 시장은 이용자 규모가 작아 수익성이 확보되지 못해 ‘과감한 마케팅’이 필요했다. 지난 5월 대학 생활 앱 에브리타임이 대학생 239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절반 가량이 P2P나 불법 무료 스트리밍 웹사이트를 통해 방송, 영화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었다. 반면 푹TV(6%), 티빙(5.1%), 넷플릭스(4.9%)는 한 자릿수 이용률을 기록했다.

김혁 전 콘텐츠연합플랫폼(푹TV 운영사) 이사는 지난해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이 정도 콘텐츠를 갖고 있으면 회원이 100만 명은 돼야 돈을 벌 수 있고 장기적으로 500만명까지 확보해야 한다”면서 “이건 사실상 OTT 시장에서 돈을 내는 사람은 다 회원으로 두겠다는 건데, 쉽지는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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