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탐사보도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이 미국 샌안토니오 현지에서 체류 중인 청와대 의무실 간호 장교 조 대위의 행적을 긴급 추적했다. 조 대위는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 뒤인 지난달 30일 오전 언론과 인터뷰에서 “세월호 당일 대통령 처치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밝혀줄 핵심 인물로, 참사 당일 청와대 의무동에 있었다. 지금 미국에 꼭꼭 숨어 한국 취재진을 피하고 있다.

▲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한 장면.

▲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한 장면.
JTBC 제작진이 찾은 조 대위 숙소는 미국 샌안토니오 동쪽에 위치한 평범한 2층 가정집이었다. 1층에는 집 주인이 살고, 2층은 방 4개 욕실 2개로 이뤄진 ‘하숙집’이었다. 조 대위는 방 하나를 얻어 살고 있었다. 집 주인은 “조 대위가 갑자기 보름 전쯤 이사했다”고 전하며 “조 대위가 떠나기 싫어했다. 그런데 그들이 떠나라고 해서 가야만 한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JTBC 제작진은 “‘그들’이 누구인지 묻자 ‘군’이라고 했다. 주목되는 건 조 대위가 자신의 뜻은 아니라고 수차례 말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불가피하게 숙소를 급히 옮겼다는 것.

주미한국대사관 관계자에 따르면 조 대위는 지난달 28일(이하 미국 시각)쯤 ‘캔들 우드’란 미군 기지 내 영내 호텔로 들어갔다. 이곳은 어떤 민간인도 들어갈 수 없다. JTBC ‘스포트라이트’ 취재진과 함께 샌안토니오 현지 취재에 나섰던 디스패치 취재진은 최근 보도에서 “한국에서 취재진이 몰린 29일 이후, 기지 통제는 더욱 강화됐다. 마치 경계령이 내려진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디스패치는 다방면으로 접근을 시도했으나 결국 조 대위를 만날 수 없었다고 밝혔다.

▲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한 장면.
JTBC 취재진이 하숙집을 찾은 건 지난달 29일 저녁이었다. 조 대위는 하루 전 미군 기지로 들어갔고, 하숙집 주인은 그가 보름 전 떠났다고 했다. 이를 두고 제작진은 “영내 호텔 입소 전 2주 동안 (조 대위가) 어디서 무엇을 한 것일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제작진은 “조 대위가 다니던 현지 교회의 한 지인은 ‘계속 나오다가 안 나 온지 2주쯤 됐다’고 증언했다. 공교롭게도 청와대 간호장교와 세월호 7시간에 대한 보도가 본격화된 시점부터다”라고 밝혔다.

이규연 JTBC 탐사기획국장은 “조 대위의 파견 시점, 잦은 숙소 변경 등 앞뒤가 안 맞는 행보들이 의혹을 더욱 키운 만큼 정부는 관련 자료를 전면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위는 지난 8월 청와대를 떠나 미 육군병원 BAMC(Brooke Army Medical Center)에서 연수중이다. 선발 기준은 기밀에 부쳐지고 있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미국 간호장교 현지 르포’ 편은 4일 밤 9시4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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