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도전’ ‘극한도전’ ‘진심영웅’ ‘도전자연맹’. 중국에서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들은 MBC ‘무한도전’과 판박이다. ‘대단한 도전’을 제외한 프로그램들은 MBC로부터 정식 판권을 구매하지 않은 ‘짝퉁’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한국 예능프로그램 표절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는 제대로 된 실태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왼쪽은 MBC '무한도전'. 오른쪽은 중국 동방위성TV의 '극한도전'. 자료제공=MBC
가수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선정되지 못했던 음악을 감상하고 추리하는 콘셉트의 장수위성TV의 ‘명곡이었구나’는 지난해 방영된 SBS ‘심폐소생송’과 판박이다. 후난위성TV의 ‘우상이왔다’는 SBS ‘일요일이 좋다-영웅호걸’을, 장수위성TV의 ‘사대명조’는 KBS의 ‘대국민토크쇼 안녕하세요’를, 상해오락채널의 ‘히든가수’는 JTBC ‘히든싱어’를 표절했다.

최근 한류 콘텐츠 수출 방식 중 포맷수출이 급성장하는 추세였다. 포맷수출은 방송을 그대로 판매하는 게 아니라 콘셉트를 판매하는 것으로 현지 정서에 맞게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 후난위성TV가 MBC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의 포맷을 수입해 2013년 방송한 이후 MBC ‘아빠 어디가’ SBS ‘런닝맨’등이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김성수 의원실에 따르면 2010년 42만 달러 수준이던 포맷 수출액은 2014년 730만 달러로 늘어났다.

그러나 중국 방송사들이 대 놓고 표절을 하면서 포맷수출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심폐소생송’ 제작사인 코엔미디어는 베이징위성TV와 중국판 ‘심폐소생송’ 포맷수출을 논의했지만 장수위성TV의 표절 탓에 프로젝트가 무산됐다. 코엔미디어는 피해액을 35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중국의 방송통신위원회격인 광전총국에 항의 투서를 보냈고,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 왼쪽이 SBS '심폐소생송' 오른쪽이 장수위성TV의 '명곡이었구나'. 자료제공=코엔미디어.
방송사와 제작사들은 중국 방송사의 도 넘은 표절에 대한 단속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지만 방통위는 실태조사조차 진행하지 않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성수 의원실에 따르면 방통위는 “포맷 표절 문제를 심각한 사안으로 여기고 있지만 함부로 나서기 조심스럽다.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가 나설 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수 의원은 “사태의 심각성에 비해 방통위의 대응이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며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외치며 ‘한류 문화콘텐츠 육성’을 매번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문화콘텐츠 보호에 있어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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