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회장 아들의 결혼식 소식을 1면 게재해 입길에 오른 경남 지역일간지 ‘뉴스경남’이 사설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한 언론인을 겨냥해 “언론 길들이기가 도를 넘었다”, “치졸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이 신문은 1면을 회장 아들 결혼식 소식에 할애한 데 이어 이를 비판한 특정인을 겨냥해 사설까지 실어 ‘매체 사유화’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뉴스경남은 30일자 사설 제목을 “모 언론사 이사 A씨 페이스북에 온갖 간섭 도 넘어”라고 뽑으며 비난 여론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매체가 지칭한 A씨는 지역 일간지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이사다.

김 이사는 지난 25일 뉴스경남이 자사 권성덕 회장의 아들(뉴스경남 경영부장) 결혼식 소식을 지면 1면에 게재한 사실을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알려 주목을 받았다. 

김 이사는 “내가 지금까지 27년 동안 기자생활을 해왔지만 1면에 이런 식으로 회장 아들의 결혼식을 알리는 언론사는 본 적이 없다”며 “아마도 전 세계 언론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 지역 일간지 뉴스경남 25일치 1면.
김 이사의 문제 제기 이후 연합뉴스, 한겨레, 중앙일보, 서울신문 등 주요 매체가 뉴스경남의 회장 아들 결혼식 1면 게재를 비판했고 이에 SNS에서도 비난 여론이 일었다.

뉴스경남은 30일치 사설에서 “A씨가 도내 모 언론사 이사란 직함을 이용해 ‘지역언론을 고민함’이라는 제목명으로 이용하고 있는 페이스북을 통해 언론의 긍정적인 면과 비판적인 면을 게재해 ‘사회적 네트워킹’ 운동을 하면서 언론 길들이기가 도를 넘고 있다”고 김 이사를 직격했다.

이 매체는 또 “본지는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1면 우측 상단부 알림난에 본지 경영부장의 결혼식 개최일을 알린 것을 놓고 ‘사주아들 결혼소식 1면에 게재한 황당한 신문’…이라고 소개하며 ‘몇 번이나 나올지 카운트를 해봐야겠다’는 표현을 썼다”고 밝혔다.

이어 “‘김영란법 시행 전을 노리신 건가요?’라는 해설과 반어적 표현까지 서슴없이 하는 등 24일부터 26일까지 다양한 형태의 글을 게재하고 연일 비아냥거리기 재료로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 지역 일간지 뉴스경남 30일치 사설.
이 매체는 “(A씨는) SNS를 통해 반향을 일으키며 확산됐다고 자랑을 늘어놓는 치졸한 면도 보였다”며 “SNS를 통한 비아냥거림보다 조언적인 네트워킹도 게재하는 것이 건전한 사고방식의 언론인이 아닌가 따져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는 뉴스경남 사설에 대해 “누가 댓글에서 그랬던 것처럼 회장 아들 결혼식 소식을 1면에 실은 것도 창의적이고 이에 대한 지적에 사설로 대응하는 것도 참으로 창의적”이라고 비판했다.

뉴스경남의 권성덕 회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독자한테 결혼식을 알리는 게 무엇이 잘못이냐. 아들 결혼식을 독자들한테 알렸을 뿐”이라며 “언론 윤리에 결혼식을 알리면 안 된다는 게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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