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일 동안 거리에서 복직투쟁을 벌여 온 티브로드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이 고용 승계 보장과 해고자 전원 복직을 걸고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곡기를 끊고 내 몸 갉아먹는 투쟁에 돌입하지만, 이는 무수히 많은 간접고용 노동자들에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전달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단식농성 돌입을 선언했다. 

이영진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조(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 지부) 지부장과 해고노동자 권석천 한빛북부기술지회 부지회장이 단식농성에 돌입한다.

▲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조(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 지부)는 8월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해고자 복직과 고용승계 보장을 요구하는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날 기자회견엔 이례적으로 많은 70여 명의 인원이 참가했다. 티브로드 해고노동자 13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짜사장 재벌책임 공동행동, 민주노총, 사회진보연대, 좌파노동자회 등 다수의 노동·시민단체가 연대의 뜻으로 함께 했다.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단식을 택하게 된 이유는 원청이 해고자 복직과 고용승계 문제에 묵묵부답으로 방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티브로드의 케이블방송 및 인터넷을 설치·수리하는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51명은 업체 변경 과정에서 무더기로 해고당했다. 경기 광명·시흥의 한빛북부센터의 28명은 지난 2월1일자로, 전주 전주기술센터의 23명은 3월1일자로 해고됐다. 노조는 이를 원청의 노조탄압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이들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티브로드를 상대로 직접고용 책임을 확인하는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한 상황에서 노조 가입률이 높은 업체에서만 고용승계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티브로드는 직접 고용 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어떤 대답도 내놓지 않고 있다.

티브로드는 설치·수리 업무를 외주화한 이래 1년 단위로 하청업체와 계약을 갱신해왔다. 지난 2013년엔 업체가 바뀌더라도 고용 및 임‧단협을 승계한다는 ‘원·하청 노사상생 협약’을 맺은 바 있다. 한빛북부센터와 전주기술센터는 고용 승계가 보장되지 않았다.

발언에 나선 이영진 지부장은 "해고 노동자들의 죄가 있다면 티브로드에서 끝까지 남아 평생 직장으로 일하고 싶어했던 마음"이라면서 " 200일 넘게 투쟁하고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원직복직 시켜달라고 요구했으나 지금껏 티브로드는 우리를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 30일부터 단식에 돌입한 이영진 지부장(왼쪽)과 권석천 한빛북부센터지회 부지회장.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남신 진짜사장재벌책임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곡기를 끊어야 하는 범법자가 누구인가. 여기있는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티브로드에 무슨 해를 끼쳤냐"면서 "청와대 옥상옥 지상권력으로 군림하는 슈퍼갑, 재벌자본은 지불능력이 충분해서 좋은 일자리 만들 여력이 있음에도 오히려 비정규직 중에서 가장 나쁜 고용 형태인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양산하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규직과 다름없이 일해 온 노동자들을 하청 비정규직으로 간접고용 해 비용을 절감하고 고용불안으로 내몬 책임자는 다름 아닌 티브로드다. 티브로드가, 그리고 태광그룹이 원청으로서 온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이에 오늘 우리는 '해고자 복직과 고용보장 쟁취'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이영진 지부장과 권석천 부지회장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국회 정문 앞 인도에 앉아 곧바로 농성에 돌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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