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건국대학교에서 열린 2016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미디어오늘 주최)에서 박소령 퍼블리 대표는 퍼블리를 스토리펀딩이나 텀블벅과 달리 “지적자본이 될 수 있는 콘텐츠만 집중하면서 지적인 만족감을 가지고 돈을 받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퍼블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적인 콘텐츠를 이용한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다.

지적인 활동에 돈을 내는 이들은 누굴까? 박 대표는 “통계적으로 볼 때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프로페셔널이 많이 참여했다”며 “지적으로 자극이 되고 내적 성장에 대한 욕구가 있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퍼블리는 “다 읽고 나면 ‘한수 배웠다’는 느낌이 드는 콘텐츠”에 집중한다.

▲ 26일 서울 건국대학교에서 열린 2016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미디어오늘 주최)에서 박소령 퍼블리 대표가 강연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지난 3월부터 퍼블리는 버크셔 앤 버핏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전세계 가치 투자가들의 축제라고 부를 수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를 다녀와 워렌 버핏 등을 만난 뒤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젝트였다. 퍼블리에서는 ‘한국 조선업 40년 역사로 읽는 글로벌 경제’, ‘걸스로봇 이진주 대표의 본격인터뷰 시리즈’ 등의 펀딩을 진행 중이다.

퍼블리는 오프라인 모임도 병행했다. 박 대표는 “살롱 컨셉으로 오프라인 모임을 하는데 작게는 10명이 소수정예로 만나 소통한다”며 “콘텐츠 단독으로 돈을 내는 시기는 끝났다”고 말했다. 퍼블리 오프라인 행사에 가면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오프라인 모임의 장점이다.

퍼블리는 콘텐츠(content), 커뮤니티(community), 큐레이션(curation) 즉 3C를 신경썼다. 박 대표는 “디지털 시대에는 콘텐츠가 더욱 신선할 필요가 있어서 신선도를 유지하는 감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퍼블리는 다음달에 테크 크런치라는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행사에 저자를 보내는 프로젝트 등 다양한 국제교류도 진행하고 있다.

박 대표에 따르면 퍼블리 후원자 중 20~30% 정도가 펀딩에 또 참여한다. 이들은 왜 충성독자가 됐을까? 박 대표는 “우리 마케터가 얼마 전 페이스북에 남겼던 글인데 이를 소개하는 것이 좋겠다”며 소개했다. “글은 가치있는 지적사치다. 사치와 가치. 없어도 죽지 않고, 사는데 지장 없는, 그러나 갖고 싶고, 있으면 너무 기분 좋은”

▲ 퍼블리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박 대표는 “돈을 쓸 준비가 돼있는 소비자가 있고, 그 풀이 적지 않다”며 “그런데 적합한 상품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퍼블리는 그분들이 돈을 더 쓰고 싶게끔 공급자 역할, 가치있는 지적인 소비를 끌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퍼블리는 지적콘텐츠에 대한 소비자와 공급자를 적절하게 연결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 대표가 꼽은 퍼블리의 과제는 브랜드를 키우고, 데이터를 더 축적해 지속적으로 적절한 콘텐츠를 기획하는 일이다. 그는 “tvN 이명환 국장 인터뷰가 최근 많이 공유됐는데 그분이 ‘개별 프로그램이 브랜드가 돼야 하고 총합이 tvN이 돼야 한다고 했다”며 “브랜드만이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퍼블리는 지난해 4월 법인을 설립해 콘텐츠팀 5명, 개발자로 이루어진 제품팀 5명으로 구성한 회사로 저자 중 퍼블리 직원은 하나도 없다. 박 대표는 “저자로서 파트너가 되고 싶은 분들은 이메일(hello@publy.co)로 연락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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