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서울 삼성동 현대아이파크 헬기 충돌사고가 있은 후 국내 최고 높이(123층·555m)를 자랑하며 송파구 잠실동에 건설 중인 제2롯데월드의 안전성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제2롯데월드는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국회와 군 등 많은 반대에도 건립을 허용하면서 특혜 의혹이 제기됐을 뿐 아니라, 지난 6월에는 건축 구조물 추락으로 6명의 사상자를 낳기도 했다. 최근 민간 헬기가 서울 심장부의 고층 아파트를 강타하면서 사고 건물보다 3.5배나 높은 제2롯데월드의 층수 조정 필요성에 대한 주장은 여야 의원 모두에게서 나오고 있다. 특히 제2롯데월드 고층부는 6성급 호텔과 아트갤러리, 전망대 등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안전성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19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인근 성남서울공항에는 하루에도 수십 대의 비행기들이 뜨고 내리는데 바로 길목에 엄청나게 큰 대형 건축물이 서게 되는 상황에서 충돌 위험성이 굉장히 높다”면서 “지금 공정이 46% 정도 진행이 돼서 50층 정도까지 지어진 상태고, 안전성 의혹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는 일단 잠시 (공사를)중단하고 안전성 검사를 한번 받아보자”고 설명했다.

   
2015년 12월 완공 예정인 제2롯데월드. 사진=롯데월드타워 공식 페이스북
 
지난 이명박 정부 당시 야당 국방위원회 간사로서 제2롯데월드 건설 승인에 반대 의견을 냈던 안규백 민주당 의원도 19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국가 안보를 생각해서 제2롯데월드를 그곳에 지으면 안 된다고 수차례 말했지만 이 사업은 기본적으로 MB정부가 기업 프렌들리로 안보를 기업에 판 것”이라며 “높이도 높이지만 성남 공항 이착륙에 있어서도 안전 비행이 중요해 위치와 접근성 등 여러 면에서 공군도 70~80% 반대했는데 청와대가 밀어붙였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고층부에 고급 호텔을 만든다는 롯데 측의 계획에 대해서도 “실제 안전성에 있어 위험하기도 하고 유럽이 높은 빌딩이 있어서 보러 가는 것도 아닌데 크고 호화로운 것만 좇는 것은 천민자본주의적 발상”이라며 “나라마다 역사와 전통 있는데 높은 빌딩 있다고 랜드마크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롯데 측에 따르면 123층으로 지어질 제2롯데월드의 76층부터 103층까지는 객실 236개 규모의 6성급 호텔이 들어서게 된다. 롯데물산에서 제작한 롯데월드타워 브로슈어를 보면 “롯데수퍼타워의 고층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6성급 호텔이 들어선다”며 “한국을 방문한 전 세계 VIP들에게 이곳은 휴식을 통해 새로운 창조의 에너지를 채우는 적극적 개념의 휴양센터로서 생애 최고의 호텔로 기억될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 롯데월드타워 PR동영상
 
지난 18대 국회에서 국방위원회 간사를 역임했던 신학용 민주당 의원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고층부에 호텔이나 뭐가 들어오든지 간에 사고 위험이 있어 높이지 말라고 요구했는데 지난 정부에서 무리하게 추진하는 바람에 잘못하면 손님조차 안 오게 생겼다”며 “안전성 검사의 경우 실질적으로 이륙해 비행기를 타본 조종사조차도 굉장히 위험하다고 느끼는데 공공의 이익과 안전을 위해 사후로 비행 사고 확률이 낮더라도 재검토가 필요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2롯데월드 시행사인 롯데물산 관계자는 19일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층수 조정에 대해서는 아직 법적으로 충분히 검토해 보지 않아 답변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며 “비행 안전의 우려와 관련해서는 전문기관과 외부 전문가의 검증을 받아서 안전한 상태라고 확인됐기 때문에 안전성은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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