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시대의 뻔뻔한 민낯이 다시 드러났다. 이명박 대통령은 ‘반인권’ 성향으로 인권단체들의 사퇴 압력을 받았던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을 연임시켰다. 검찰은 이명박 대통령 가족이 연루된 내곡동 사저 의혹에 ‘면죄부’를 줬다. 오죽하면 새누리당 지도부에서도 특검과 국정조사를 피하기 어렵다는 입장이 나왔을까.

이명박 정부의 검찰은 변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국민 눈높이에서 여론을 경청하기보다는 '마이웨이' 국정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불법 민간인 사찰의 ‘검은 그림자’가 또 발견됐다. 이번에는 불교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조계종 총무원장이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사찰팀에 사찰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직윤리지원관실 사찰팀은 이명박 대통령의 '동향'인 경북 포항·영일 출신 인사들이 주축으로 그들의 사찰 논란은 청와대 개입 의혹으로 번졌으며 '몸통'을 둘러싼 의혹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다음은 12일자 전국단위 아침신문 1면 기사다.

경향신문 <'인권후퇴' 비판받는 현병철 인권위장 연임>
국민일보 <선거 공신들에 '자리' 출자․출연기관 급증>
동아일보 <북 인권 단체 9곳 지원 끊었다>
서울신문 <물폭탄 공습, 소규모 저류조로 분산>
세계일보 <대권 '경선레이스' 본격스타트>
조선일보 <다문화 국군 시대…2028년엔 1만 2000명>
중앙일보 <구제금융 덫에 걸린 '독일'>
한겨레 <지관․보선도 사찰당했다…조계종 강력반발>
한국일보 <여 "내곡동 의혹 특검·국조 검토">

이명박 정부 ‘종교편향’ 재점화, 조계종 총무원장 사찰

이명박 정부 ‘종교 편향’ 논란이 재점화 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불교계의 상징적인 인물인 조계종 총무원장이 사찰 대상이 됐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 한겨레는 6월 12일자 1면 <지관·보선도 사찰당했다…조계종 강력반발>이라는 기사에서 “조계종이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지원관실)에서 조계종 고위 인사들을 비밀리에 사찰해온 사실이 검찰 수사로 확인됐다며 이에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주목할 점은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와 불교계가 ‘종교 편향’ 논란으로 갈등을 빚었던 2008년 당시 조계종 안팎에서는 정부쪽의 ‘사찰’ 의혹이 돌았는데 이번에 그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한겨레는 “조계종 중앙종회 관계자는 11일 '서울중앙지검 민간인 사찰 수사팀이 최근 보선 스님에게 전화를 해 '지관 스님에 대한 사찰 자료를 살펴보던 중(보선) 스님에 대한 내용도 발견됐는데 피해가 있느냐'고 문의했다'고 밝혔다. 지관 스님은 2005년부터 2009년말까지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뒤 올해 초 입적했고, 보선 스님은 2008년말부터 조계종 입법부인 중앙종회 의장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겨레는 “기독교 장로인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공직자들의 잇따른 종교 편향 행태에 대한 항의 표시로 2008년 8월 '헌법파괴·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 대회'를 개최할 즈음부터 정부가 불교계 인사들을 사찰한다는 소문이 나돌았는데,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는 중앙종회 핵심 관계자 얘기를 전했다.

‘인권 후진국’ 만들어낸 인권위원장 연임시킨 MB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연임은 이명박 정부의 ‘인권 의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향신문은 1면 <'인권후퇴' 비판받는 현병철 인권위장 연임>이라는 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야당과 시민사회로부터 '인권을 후퇴시켰다'며 퇴진 요구가 이어졌던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68)을 연임시키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현병철 인권위원장은 취임 초부터 부적절한 언행과 자질 부족 등으로 사퇴 압력을 받았던 인물이지만 꿋꿋하게 그 자리를 지켜나갔고, 이번에는 연임의 대상이 됐다. 청와대의 시각은 인권단체의 평가와는 전혀 달랐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현 위원장은 인권위가 중립적이고 균형된 시각에서 국민의 인권을 적극 보호하는 기관으로 운영되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현 위원장은 재임 기간 중 북한 인권 문제 등 보수적 의제에 치중하면서 한국 사회의 인권 상황을 후퇴시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제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는 지난해 한국을 '언론자유국'에서 '부분적 언론자유국'으로 강등했다”고 우려했다.

현병철 인권위원장이 어떤 인물인지는 한겨레 11면 기사에 잘 나와 있다. 한겨레는 11면 <현병철 3년 '인권 역주행' 일관>이라는 기사에서 “2010년 7월에는 인권위에 인턴으로 온 사법연수생들과 차를 마시다 흑인을 '깜둥이'라고 표현해 곤욕을 치렀다. 또 '우리나라에 아직도 여성 차별이 존재하느냐'는 말로 여성계의 거센 반발을 부르기도 했다. 인권분야에서 인종과 성 차별에 반대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양식으로 꼽힌다”라고 설명했다. 

검찰, 노골적 ‘MB 면죄부’ 보수언론도 비판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 내곡동 사저 특혜 의혹은 검찰의 면죄부 수사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검찰 발표는 논란의 정리가 아니라 새로운 논란의 불씨를 당긴 셈이다.

조선일보는 8면 <검찰, 내곡동 땅주인 미로 떠난 뒤에야 수소문>이라는 기사에서 “내곡동 부지를 경호처와 시형씨에게 작년 5월 매각하고 미국으로 떠났던 원래 땅주인 유모씨가 작년 11월말 귀국했는데도 검찰은 이를 몰랐다. 그는 계약 상대방이기 때문에 계약에 얽힌 '비밀'을 알 수 있는 사람이다. 검찰이 뒤늦게 수소문했지만, 그는 국내 재산을 정리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철저한 수사 의지가 엿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사건의 실체를 밝히고자 수사를 한 것인지, 적당히 덮고자 한 것인지 되물음이 필요한 대목이다. 검찰의 면죄부 수사는 새누리당 쪽에도 정치적 부담을 안겨줬다.

한국일보는 1면 <여 "내곡동 의혹 특검·국조 검토">라는 기사에서 “이한구 원내대표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 대해 여당 안팎에서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청와대와 분명하게 선을 긋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라고 보도했다.

서울신문도 6면 <"내곡동 사저 수사 미진 필요하면 특검도 검토">라는 기사에서 “새누리당이 청와대의 내곡동 사저부지 고가매입 의혹과 관련해 고발된 7명이 모두 불기소 처분된 데 대해 수사가 미진하다고 보고 특검과 국정조사 가능성을 열어 놓고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새누리당, '내곡동 사건' 특검·국조 앞장서라>라는 사설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 내곡동 사저 땅 헐값 매입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 발표는 최소한의 양식과 체면마저도 내팽겨친 한국 검찰의 맨얼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면서 “여차하면 다른 사건을 터뜨려 여론의 시선을 딴 데로  돌릴 궁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라고 비판했다.

북한 ‘박근혜 비밀’ 폭로 위협에 보수언론 발끈

북한이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방북 과정에서 알려지지 않은 ‘비밀’에 대해 폭로하겠다고 위협하자 보수언론이 발끈했다. 조선일보는 <북, 한국 대선에 정면 개입>이라는 기사에서 “북한이 11일 과거 북한을 방문했던 새누리당 대선 주자인 박근혜·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를 겨냥해 '필요하다면 남측의 전직, 현직 당국자들과 국회의원들이 평양에 와서 한 모든 일과 행적, 발언들을 전부 공개할 수 있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주목할 대목은 조선일보가 뽑은 <북, 한국 대선에 정면 개입>이라는 1면 기사 제목이다. 북한 주장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의도를 1면 기사 제목으로 뽑았다. 그렇다면 북한의 주장은 무엇일까.

조선일보는 “조평통은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2002년 5월 방북 당시)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의 접견을 받고 주체사상탑과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비롯한 평양시의 여러 곳을 참관하면서 친북 발언을 적지 않게 했다'고 했다. 이어 '정몽준·김문수 등이 우리에게 와서 한 말을 모두 공개하면 온 남조선 사람들이 까무러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역공의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북한의 행보를 야권에 대한 공격 수단으로 활용하고 나선 모습이다. 조선일보는 5면 <북세력 수세 몰리자, 몸통이 직접 나섰다>라는 기사에서 “북한이 11일 새누리당 대선 주자들의 방북 당시 언행을 공개할 수 있다고 나선 것은 앞으로 한국 대선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북한의 신종 대선 개입 수법인 셈”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동아일보는 1면 <북 "박근혜 친북행적 폭로" 대선개입 노골화>라는 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당국자들을 주로 원색적으로 비난하던 것에서 한발 나아가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정몽준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등 여권 대선주자들이 과거 북한을 방문했을 대의 행적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비판했다. 

대선레이스 탄력, 민주당 대선출마 경쟁 본격화

여야 모두 체제 정비를 끝냈다는 점에서 정치권 시선은 대권에 쏠려 있다. 세계일보는 1면 <대권 '경선레이스' 본격스타트>라는 기사에서 “대선을 6개월여 앞두고 정치권이 대선후보 경선 국면에 본격 돌입했다. 새누리당은 11일 대선후보 경선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민주통합당도 대선후보 경선준비기획단을 발족시켰다”라고 보도했다.

민주통합당 대선주자들은 하나 둘 대선출마 선언을 이어가는 등 당내 경쟁의 불씨를 당겼다. 조경태 의원이 6월 11일 대선출마를 선언했고 12일에는 김두관 경남도지사의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6월 14일에는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대선출마가 있을 예정이다.

한겨레는 6면 <손학규 14일.문재인 17일…민주 '대선 출마'  불붙다>라는 기사에서 “문재인 고문도 다음주 출마선언을 준비 중이다. 문 고문 쪽은 '17일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으나 대선 출마 선언의 형식과 내용을 놓고 막판 고민 중이어서 평일인 18일로 늦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경선 룰’을 둘러싼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세계일보는 3면 <비박주자 일정 전면거부 태세…'박근혜 추대위' 전락 우려>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국민일보는 <대선주자들이 만나 경선 룰 매듭 풀어라>라는 사설에서 “박 전 위원장과 비박 주자 3인은 자기주장이 무조건 관철돼야 한다는 아집을 버리고, 한자리에 모여 절충점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힘겨운 서민 삶, 아이 학원비마저 줄였다

대한민국 특유의 교육열은 아이 교육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부모의 심정이 담겨 있다. 부모는 어려운 시절을 살았기에 제대로 배우지 못했지만, 아이들에게는 그 설움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나 서민 삶이 힘들어지면서 교육비도 확 줄어들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국일보는 1면 <삶이 팍팍해진 서민들 학원비마저 확 줄였다>라는  기사에서 “서민들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면서 웬만해선 손을 대지 않던 지출항목인 사교육비마저 본격적인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 작년 말 이후 우리나라 가계의 학원비 지출액이 4개월 연속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는데 감소폭이 무려 두 자릿수를 넘는다”라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11일 한국은행이 각 카드사로부터 취합해 공표하는 '소비유형별 개인 신용카드 결제액'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3월까지 개인들의 신용카드 결제액은 총 82조 8468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5% 늘었다. 물가 상승과 더불어 카드 가맹점 확대 및 현금 결제 감소 등의 요인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조선일보, 다국적 국군 시대 주목

조선일보가 다국적 국군 시대에 주목하는 기사를 1면 머리기사로 내보냈다. 다문화 가정 출신의 부사관이 이번에 처음으로 배출됐으며 앞으로 16년 후에는 다문화 가정 출신 현역병이  1만 명이 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일보는 1면 <다문화 국군 시대…2028년엔 1만 2000명>이라는 기사에서 “군이 다문화 가정 출신 군 간부를 배출하는 등 본격적인 다문화시대에 접어들었다. 다문화사회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변화 모습이 군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군 관계자는 '징병 검사 추이로 볼 때 2028년엔 다문화 가정 출신 현역병 수가 1만 2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면서 “현재 다문화 가정 출신 병사는 육군 179명, 공군 9명, 해병대 5명으로 집계됐다고 군은 밝혔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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