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김승연회장 ‘친정체제’ 선언, 문화일보의 종합지 전환을 위한 발빠른 행보, 국민일보의 실질적 사주인 순복음교회(당회장 조용기) 당회의 ‘조건부 폐간’ 결의.

중앙 조간 전환 이후 신문업계의 경쟁이 거의 ‘전쟁’의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경향신문을 비롯해 그간 경쟁에서 뒤처져온 후발 신문사들이 경영 개혁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신문업계의 판도가 최근 선두그룹과 후발주자들로 그 경계가 뚜렷해지면서 이들 신문사의 위기감이 고조된데 따른 것이다.

이들 후발 신문사들은 광고 판매조직의 대수술과 경영목표의 대폭 상향조정 등을 통해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경향신문과 문화일보를 제외하고는 ‘성장’에 필요한 이렇다할 투자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경향은 현재와 같은 신문업계의 ‘4강구도’를 깨지 못할 경우 ‘영원한 5등’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휩싸여 있다. 이에 따라 김승연회장이 ‘친정체제’를 선언하고 직접 개혁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경향은 6월말까지 신문부수를 1백50만부로 끌어올리기로 하는 등 ‘의욕적인 청사진’을 펼치고 있다. 광고 판매조직에 대한 조직개편이 현재 진행중이며 영업목표도 2배가량 높게 잡고 있다. 판매의 경우 지국장들에게 실적에 따라 파격적인 보상을 해주기로 했다. 사원들에 대한 인센티브제도 실시키로 했다. 여기에 한화그룹의 ‘조직적인 지원’이 보태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화일보는 중앙이 남기고 간 석간시장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서는 종합지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종합지 전환을 위한 ‘물밑접촉’을 진행하고 있으나 정부가 이에 대한 확답을 하지 않고 있어 애를 태우고 있다. 문화는 현재 중앙의 조간전환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가판 부수가 3만부 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 경영진이 그간의 경영부진의 책임을 사원들에게 전가하는 등 ‘무리수’가 잇따라 개혁작업이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실질적 사주인 순복음교회가 재정자립이 안될 경우 2년후에 폐간하겠다고 밝히는 등 ‘적전분열’의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순복음교회는 내년부터 재단 지원금중 60억원을 줄여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세계등 다른 신문사는 현상황을 타개할 뾰족한 대책이 없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있다. 서울신문의 한 관계자는 “이 상황에서 대책이 뭐가 있겠느냐. 사원들의 부수 확장을 독려하고 부서별로 목표치를 늘려 잡고 있기는 하나 그것으로 무엇이 달라지겠느냐”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현상유지’만이라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성공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중앙일보가 지국에 대해 파격적인 대우를 해준 것도 이들 후발 신문사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본사에 대한 지국의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관리 비용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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